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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5일제란 진짜 월급은 그대로?

by 나눔이좋아 2025. 9. 11.

최근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운 주 4.5일제가 사회 전반에서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장시간 근로 문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야근과 주말 근무’가 일상화된 환경 속에서 성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노동시장 변화, 그리고 삶의 질을 향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더 이상 과거의 근로 방식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산업재해 근절, 정년 연장,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 환경의 대전환을 예고했고, 그 중심에 자리 잡은 제도가 바로 “주 4.5일제”입니다. 단순히 금요일 오후를 반차처럼 쉬는 개념이 아니라, 임금은 줄지 않으면서 노동시간을 합리적으로 단축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기대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 4.5일제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시행될 수 있으며, 노동자·기업·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주 4.5일제란

 

주 4.5일제는 이름 그대로 ‘한 주의 근로일을 5일에서 4.5일로 줄이는 제도’입니다. 즉, 주중 5일 근무 대신 주 4일 + 금요일 반일 근무 혹은 특정 요일 단축근무 형태로 운영되는 방식입니다.

 

기본 개념: 주 5일제의 근로시간(통상 40시간)을 유지하되, 이를 압축하여 36시간 내외로 단축하는 구조

근로자 측 기대: 여가 시간 확보, 육아·돌봄 부담 완화, 삶의 질 개선

기업 측 부담: 생산성 저하, 인건비 증가, 업무 공백 발생 우려

 

 

한국에서 주 4.5일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이유는 생산성 대비 근로시간 불균형 때문입니다.

 

OECD 국가 중 한국은 여전히 긴 근로시간을 기록하고 있지만, 노동생산성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즉, “오래 일하지만 효율은 낮다”는 평가를 개선하기 위해 근로시간을 줄이고, 집중 근무를 통해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입니다.

 

주 4.5일제 기대 효과

 

주 4.5일제 시행이 현실화될 경우, 노동자와 가정, 그리고 사회 전반에 여러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됩니다.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

금요일 오후가 자유시간으로 확보되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자기계발, 여가활동이 가능해집니다.

워라밸이 강화되면서, 직무 만족도와 조직 몰입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육아 및 돌봄 환경 개선

특히 맞벌이 가정의 경우 금요일 오후 자녀 돌봄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육아기 10시 출근제와 결합하면 부모의 ‘돌봄 시간’이 더욱 넓어질 수 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

여가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주말 여행·소비 활동이 증가해 내수 진작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전통시장, 문화·여행 산업에도 활력이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산업재해 감소

과로로 인한 사고, 질병 발생률이 줄어들고, 건강한 근무 환경이 조성될 수 있습니다.

 

주 4.5일제 논란과 우려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주 4.5일제는 여러 가지 현실적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생산성 저하 가능성

하루 근무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기존 업무를 같은 시간 내 처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특히 제조업, 서비스업처럼 교대 근무와 고객 응대가 필수적인 업종은 대응이 쉽지 않습니다.

 

비용 증가 문제

임금 삭감 없이 시행된다면, 기업은 추가 인력 채용 혹은 업무 조정이 불가피합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인건비 상승과 운영 부담이 커져 제도 도입이 사실상 어렵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업종별 형평성 논란

사무직, 공공기관은 비교적 쉽게 적용할 수 있지만, 영세 자영업이나 대면 서비스업은 제도의 혜택에서 소외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부 계층만 누리는 복지”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주 4.5일제 해외 사례와 시사점

 

이미 해외에서는 주 4일제 실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국, 아이슬란드, 일본 등에서 시행된 사례는 한국에 중요한 참고가 됩니다.

 

아이슬란드: 2015~2019년 공공기관·기업 대상 주 4일제 실험 결과, 생산성은 유지되고 근로자 만족도는 크게 향상됨.

영국: 2022년 대규모 주 4일제 시범 운영에서 참여 기업의 90% 이상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상당수는 제도를 유지하기로 결정.

일본: 마이크로소프트 재팬은 2019년 여름 주 4일제를 도입한 결과, 생산성이 40% 이상 상승했다고 발표.

 

이 사례들은 노동시간 단축이 반드시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한국도 업종별 맞춤형 설계와 제도적 지원이 뒤따른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주 4.5일제 정부의 계획과 사회적 과제

 

정부는 주 4.5일제를 단순히 ‘휴식 확대 정책’이 아니라, 노동시장 혁신과 저출산 해소, 산업재해 감소를 위한 복합적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보완이 필요합니다.

 

중소기업 지원책 마련

인건비 보전, 생산성 향상 교육, 스마트 워크 도입 지원 등이 병행돼야 합니다.

 

업종별 유연한 적용

사무직과 제조·서비스업의 현실을 고려한 차등적 운영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합의 도출

노동계와 재계,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단계적 시행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주 4.5일제, 한국형 근로혁신의 시험대

 

주 4.5일제는 단순한 근로시간 단축이 아닙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을 실험하는 과정입니다. 노동자는 삶의 균형을, 기업은 지속 가능한 생산성을, 사회는 건강한 공동체를 얻기 위한 변화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행 과정에서 생산성 저하, 비용 부담, 업종별 형평성 같은 문제들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외 사례에서 보듯, 제도 설계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2026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논의될 주 4.5일제. 앞으로 수많은 토론과 조정 과정을 거치겠지만, 이 제도가 한국 사회에 새로운 일·생활 균형 문화를 뿌리내리고, 더 나아가 저출산·고령화 시대의 해법 중 하나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